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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거르고 토트넘’ 드라구신, 런던 입성→메디컬 완료…‘옷피셜’ 임박

루마니아 출신 수비수 라두 드라구신(21)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합류를 눈 앞에 뒀다. 바로 전날 런던행에 몸을 싣는 그의 모습이 공개되더니, 현지에선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다는 보도까지 전해졌다. 토트넘의 겨울 이적시장 2호 영입이 임박한 모양새다.영국 스카이스포츠는 11일 오전(한국시간) “뮌헨 대신 토트넘 입단을 택한 드라구신이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다”라고 전했다. 애초 토트넘은 드라구신을 영입하기 위해 제노아와 긴 협상에 돌입했다. 2002년생인 드라구신은 어린 나이에도 세리에 A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등 재능을 입증한 수비수. 마침 토트넘은 얕은 수비진 때문에 보강이 필수적이었고, 드라구신을 새로운 수비수로 낙점했다. 가장 최근 토트넘이 제노아에 건넨 제안은 3000만 유로(약 433억원)와 제드 스펜스의 임대안이었다.변수는 뮌헨의 참전이었다. 뮌헨 역시 얇은 수비진 때문에 전반기 내내 어려움을 겪은 팀 중 하나였다. 뮌헨은 김민재·다요 우파메카노·마테이스 더 리흐트라는 수준급 중앙 수비수를 보유했지만, 로테이션 멤버가 전혀 없었다. 더군다나 더 리흐트는 부상 여파로 시즌 출발이 늦었고, 우파메카노 역시 중간에 햄스트링 문제로 자리를 비웠다. 김민재만이 긴 출전시간을 소화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나왔다. 바로 직전 시즌 뱅자맹 파바르(인터 밀란) 뤼카 에르난데스(파리 생제르맹) 데일리 블린트(지로나) 등 넘쳤던 수비 자원들이 있던 걸 되돌아보면 큰 변화 중 하나였다. 당장 여름에도 뮌헨의 이적시장 행보에 의문부호가 있었는데, 결국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에릭 다이어(토트넘)는 물론 드라구신 영입 레이스에 뒤늦게 참전하며 토트넘과 경쟁하는 모양새였다.뮌헨과 토트넘의 대결, 드라구신의 선택은 런던이었다. 영국 매체 스탠다드에 따르면, 드라구신의 에이전트인 플로린 마네아는 “드라구신은 토트넘에 가기로 결심했지만, 뮌헨 쪽에서 제의가 와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런던으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향하던 시점이었다. 나는 드라구신에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뮌헨은 세계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다. 우리가 뮌헨을 거절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나는 드라구신과 그의 가족들과 상의하고 내린 결정을 뮌헨 측에 전달했다. 우리의 마음을 바꾸기엔 너무 어려운 상황이었다”라고 돌아봤다. 마네아는 이어 “미래에 뮌헨에 갈 수도 있다. 솔직히 처음 그들의 제안에 놀랐다. 뮌헨이라는 클럽을 거절해야 된다는 게 혼란스러웠지만, 이 모든 건 드라구신과 그의 가족이 원하던 것이었다. 그는 행복해 하고 있다. 우리는 토트넘으로 간다”라고 전했다.마네아에 따르면 실제 더 좋은 계약 조건을 건넨 건 뮌헨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뮌헨 측에서 많은 돈을 제시했지만, 드라구신은 그 제안을 거절하는 게 그의 커리어에 있어 올바른 선택이라고 결정했다. 우리는 장단점을 저울질하며 잠을 자지 못했다. 나폴리, AC 밀란도 드라구신을 원했지만 드라구신은 EPL에서 뛰길 원했다”라고 설명했다.매체에 따르면 토트넘이 드라구신에게 건넨 제의는 2029년 혹은 2030년까지 주급 5만 파운드(약 8000만원)로 알려져 있다. 뮌헨은 이보다 많은 제안을 건넸지만, EPL을 원한 드라구신이 직접 런던행을 택한 모양새다. 조건에 따라 2배 가까이 차이가 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 역시 비슷한 보도를 했다. 로마노 기자는 이날 오전 “드라구신은 토트넘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했다. 곧 사인을 할 것”이라면서 “그는 매년 300만 유로(약 43억원)을 받으며, 2029년까지 계약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주급으로 환산하면 에이전트가 밝힌 금액과 같다. 이번 거래에는 2500만 유로의 이적료, 500만 유로의 옵션 금액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스포츠가 가장 최근 보도한 총액과 같다는 의미다.그렇다면 토트넘이 드라구신에게 기대할 수 있는 점은 어떤 부분일까. 이에 스카이스포츠는 “드라구신은 2023~24시즌 세리에 A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해 공중볼 경합에서 리그 3위에 오를 정도로 뛰어나다”라면서 “클리어링 부문에서도 2위이며, 헤더 슈팅 9위를 기록할 정도로 세트피스에서도 위협적인 존재”라고 소개했다. 이어 “제노아에서는 백3에 배치됐지만, 전 포지션에서 활약할 수 있다. 세리에 A 12위의 제노아에서 활약한 드라구신은 페널티 박스 깊숙한 곳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그의 히트맵을 덧붙였다. 한편 드라구신이 합류한다면, 토트넘은 향후 중앙 수비수 운용에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토트넘은 미키 판 더 펜, 크리스티안 로메로라는 확실한 주전급 자원으로 시즌을 맞이했다. 판 더 펜은 올 시즌 처음으로 EPL 무대를 밟았으나, 적응기가 무색한 활약을 펼치며 로메로와 좋은 호흡을 뽐냈다. 수비가 안정된 토트넘은 개막 후 리그 첫 10경기 8승 2무라는 놀라운 상승세로 ‘깜짝 1위’에 성공하기도 했다.문제는 판 더 펜의 부상이었다. 판 더 펜은 리그 11라운드 첼시와의 경기 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다. 설상가상 로메로는 지난 시즌부터 지적받은 거친 플레이를 일삼다 연이은 경고 및 퇴장으로 자리를 비웠다. 토트넘은 다이어,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 등을 대신 내세웠으나, 결과는 연이은 역전패였다. 한 때 1위 토트넘은 순식간에 추락했다. 수비진 보강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배경이다.애초 토트넘의 선택은 장클레어 토디보(OGC 니스)였다. 판 더 펜이 쓰러졌던 지난해 11월,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토트넘은 장 클레르 토디보 영입 경쟁에 합류했다. 토트넘은 1월 이적시장을 앞두고 수비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고, 토디보는 그 타깃 중 하나”라고 전했다. 다만 경쟁은 치열하다. 매체에 따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 역시 토디보 영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는 토디보의 몸값이 3900만 파운드(약 640억원)라고 전망했다.토디보는 툴루즈(프랑스)와 프랑스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인정받아 단숨에 바르셀로나(스페인)로 합류했다. 하지만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샬케(독일) 벤피카(포르투갈) 니스로 임대돼 활약했다. 활약상은 평이했고, 결국 2021~22시즌을 앞두고 니스로 완전 이적했다.토디보는 이후 니스에서 날개를 달았다. 완전 이적 첫해 공식전 40경기에 나서며 커리어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이듬해에도 공식전 46경기나 나서는 등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에도 ‘짠물 수비’를 선보이고 있다. 토디보는 그 중심에서 단테와 함께 맹활약하고 있다. 관건은 이적료였다. 토디보는 니스와 2027년까지 계약돼 있다. 지난여름에도 빅클럽 이적설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적료 조율에 실패해 모두 발을 뺀 전적이 있다. 겨울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경쟁팀은 많고, 이적료는 비싸다. 이에 더 부트룸은 미국 CBS 스포츠의 보도를 인용, 토디보의 토트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구신의 영입이 임박함과 동시에, 판 더 펜 역시 복귀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번리와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당시 벤치에 앉은 판 더 펜은 주말 맨유와의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 더 펜은 최근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개된 인터뷰에서 “몸 상태도 좋고 더 이상 통증도 없다. 큰 경기(맨유전)가 예정돼 있는데, 그 경기에서 출전 시간을 바란다”라며 복귀 의지를 불태웠다.이 경우 드라구신의 등록 여부에 따라 함께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도 크다. 로메로 역시 최근 잔부상 탓에 자리를 비울 것이란 소식이 있었으나, 그는 최근 SNS를 통해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고 어필하기도 했다. 마침내 토트넘이 정상 전력을 갖춘 셈이다. 한편 드라구신의 합류는 토트넘의 이번 겨울 이적시장 2호 영입이다. 1호 영입은 바로 전날 임대 계약을 마친 티모 베르너다. 토트넘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베르너를 임대 영입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 독일 국가대표 출신 베르너는 이번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 계약으로 토트넘에 합류하며, 여름에 영구 계약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 그의 등번호는 16번”이라고 전했다.베르너는 EPL 첼시 출신 공격수다. 그는 지난 2020~21시즌을 앞두고 첼시에 합류, 2시즌 간 EPL 무대를 누볐다. 베르너는 2019~20시즌 라이프치히 시절 공식전 45경기 34골 13어시스트라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리그에서 28골을 몰아쳤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4골을 넣으며 팀의 8강행을 이끌었다. 당시 베르너는 토트넘과의 UCL 16강전에서 1·2차전 합계 1골 1도움을 올렸다.당시 첼시는 베르너를 영입하기 위해 5300만 유로(약 763억원)를 투자했다. 주목받은 뛰어난 침투 능력과 스피드는 여전했지만, 골 결정력이 문제였다. 하지만 부상 없이 꾸준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팀에 도움이 되는 움직임이 더 많았다. 당시 첼시는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UCL 우승을 거머쥐며 베르너 영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의 데뷔 시즌 공식전 성적은 52경기 12골 15도움에 달했다.문제는 2번째 시즌이었다. 베르너의 골 결정력 부재가 더욱 두드러졌다. 발목 부상에 이어, 코로나19 감염 등 악재도 겹쳤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와의 UCL 8강 2차전에서는 1골 1도움 깜짝 활약을 펼쳤으나, 팀은 연장 접전 끝에 짐을 쌌다. 첼시는 리그 3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베르너는 37경기 11골 6도움으로 다소 하락세를 겪었다.이에 첼시는 베르너와의 결별을 택했다. 친정팀 라이프치히가 베르너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적료는 2000만 유로(약 287억원). 첼시가 투자한 돈의 반도 회수하지 못한 셈이다. 친정팀으로 돌아간 베르너는 40경기 16골 6도움으로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듬해 완전히 입지가 좁아졌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8000만 유로(약 1150억원)에 달했던 그의 몸값은 1700만 유로(약 244억원)까지 추락했다. 2년 만에 EPL 무대로 돌아오는 베르너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관전 요소다. 최전방이 아닌, 측면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베르너는 첼시 시절 왼쪽 윙 포워드로 활약하며 그의 장점을 살린 기억이 있다. 특히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올 시즌 공격수들의 높은 전방 압박을 요구하는 데, 베르너는 이미 그 능력을 입증한 바 있다. 관건은 여전히 골 결정력. 그리고 손흥민의 공백을 어디까지 메워줄 수 있을지다.BBC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번 베르너와 토트넘의 계약에는 선택적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돼 있다. 해당 금액은 약 1500만 파운드(약 251억원)로 알려져 있다. 그가 라이프치히와 2026년까지 계약돼 있는 걸 감안하면, 합리적인 금액인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베르너의 토트넘행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는 토트넘의 얇은 공격진 탓이다. 이미 제임스 매디슨, 이반 페리시치, 알레호 벨리즈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주장이자 팀 내 득점 1위(12골)인 손흥민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출전을 위해 최대 2월 중순까지 결정한다. 지난 번리와의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3라운드에서는 비효율적인 공격을 펼치다 수비수 페드로 포로의 결승 골로 간신히 다음 단계로 진출하는 등 공격진 보강이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매체는 지난 9일 베르너의 토트넘행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토트넘이 첼시의 실패작으로 알려진 선수를 영입하며 1월 이적시장 첫 영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베르너는 EPL 팬들 사이에서 마무리를 못 하는 공격수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많은 팬들이 그를 해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토트넘 입장에서 베르너의 영입은 많은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옵타는 “베르너는 2년 동안 리그 득점이 10골에 그쳤다. 1부리그에서 총 3899분을 뛰었는데, 389분 마다 1골을 넣은 셈이다. 경기로 환산하면 4.3경기마다 골을 넣은 셈”이라고 짚었다.특히 팬들의 뒷목을 잡게 한 건 역시 결정력이다. 옵타에 따르면 해당 기간 베르너의 기대 득점(xG) 값은 18.3골이다. 무려 –8.3을 기록한 셈. 그럼에도 옵타가 베르너의 합류에 주목한 이유는 그가 꾸준한 선수였다는 점이다. 매체는 “베르너는 상대 골문을 위협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포지션을 유지했다. 움직임과 활동량, 페이스는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라이프치히로 돌아간 기간, 골 결정력이 미세하게 오르기도 했다. 베르너는 2022~23시즌 2000만 유로(약 287억원)의 이적료와 함께 라이프치히로 돌아갔다. 친정팀으로 돌아간 베르너는 당해 40경기 16골 6도움으로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 관건은 기존 토트넘 공격진과의 차이다. 1골을 넣은 브레넌 존슨, 최근 5경기 5골을 넣은 히샤를리송과 비슷할 것이란 시선이 많다. 하지만 매체는 “베르너를 영입한 이유는 골이 아니었을 것이다. 토트넘은 선수의 임금만 부담하면 되는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로 EPL 경험이 있는 공격수를 영입했다”라고 부연했다. 끝으로 매체는 “베르너의 스피드, 영리한 움직임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축구 스타일에 잘 맞아 매끄럽게 녹아들 수 있길 기대한다. 첼시 시절 최고 시속 22.2마일을 기록한 그는 2년 동안 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 20명 중 1명으로 꼽혔다. 동시에 90분당 0.9개의 오프사이드에 걸리기도 했다. 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개선해야 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베르너는 토트넘 합류 후 구단과의 인터뷰에서 “토트넘의 일원이 돼 기쁘고 정말 기대된다”면서 “많은 것이 나를 매료시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의 대화도 좋았다. 그는 그의 전술과 스타일, 어떻게 플레이할지 바로 알려줬다. 나는 이 구단이 내게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이어 “이곳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길 바란다”라면서 “EPL을 떠난 뒤 모든 경기를 보진 못했지만, 토트넘은 항상 관심 있게 지켜 본 클럽이었다”라고 말했다.김우중 기자 2024.01.11 08:03
축구

EPL, VAR 라인 두꺼워진다...공격수들 '숨통'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비디오판독(VAR) 라인이 더 두꺼워질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영국 '더 선'은 "다음 시즌부터 공격수에게 유리하도록 VAR이 두꺼워진 라인으로 재조정된다. 이에 EPL 20개 팀이 동의했다"라고 전했다. '더 선'은 "(최종) 수비수에 대한 라인은 공격수의 라인보다 1픽셀 정도 더 두껍게 그어질 것이며 이는 공격수가 수비수보다 최대 10cm 정도 앞서있어도 온사이드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VAR 판정에 대해) 너무 빡빡하고 게임의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인정한 후 승인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더 선'은 "이 결정은 최소 2시즌은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팬들에게 납득할만한 VAR 판정을 더욱 빠르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고 전했다. EPL은 2019-2020 시즌부터 VAR을 도입하며 100년 넘게 지속되어온 오프사이드 규칙의 변화를 받아들였다. 물론 오류를 잡아내는 순기능도 있었지만 1mm까지 잡아내는 가혹한 판정에 재미를 해친다는 평가도 많았다. 이번 EPL의 '두꺼운 라인' 변화는 공격수들 입장에선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이며 더 많은 득점과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도정 기자 2021.06.11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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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수볼 조각 맞추기, 2020시즌 강원 기대감을 높인다

'병수볼'의 조각 맞추기는 계속된다. 강원FC는 2019시즌을 나쁘지 않게 보냈다. 상위 스플릿인 파이널 A에서 최하위인 6위로 끝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도 얻지 못했지만, 어찌됐든 파이널 B로 떨어지지 않았고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신인 김지현(24)에게 영플레이어상도 안겼다. 1부리그에서 강원 구단이 기록한 역대 최다승 기록, 최고 승점 기록은 덤이다. 무엇보다 '병수볼'을 앞세운 김병수(50) 감독식 축구로 K리그1(1부리그)의 쟁쟁한 팀들 사이에서 확실한 '자기 색'을 발휘하며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병수볼'은 영남대 시절부터 인상적인 지도력을 보여준 김 감독의 축구 스타일을 폭넓게 이르는 말이다. 축구팬들 사이에서 익숙한 마우리치오 사리(61) 유벤투스 감독의 '사리볼'에 빗댄 표현이다. 선수들의 기술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어가는 김 감독의 전술이 어우러져 강원의 스타일이 하나씩 만들어져 갔다. 어떤 팀을 만나든 경기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노력하고, 유기적인 전술로 경기력을 끌어올려 승리를 향해 나아갔다. 시즌 후반 주축 공격수들이 부상을 당하며 뒷심이 약해지긴 했지만,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1년 반 남짓한 시간 동안 '병수볼'은 강원에 확실히 뿌리를 내렸다. 토대를 다졌으니 이제 성장할 단계다. 다년 계약을 통해 김 감독에 대한 신뢰를 드러낸 강원은 비시즌 이적시장을 살뜰히 보내고 있다. 포지션별로 자유계약(FA) 선수를 영입하고 트레이드를 통해 취약점을 강화하는 알짜배기 영입으로 선수단을 채우는 중이다. 새해가 밝은 뒤, 3일부터 5일까지 사흘 동안 신인 두 명을 포함해 9명의 선수들을 영입했을 정도로 발빠르게 움직인 강원의 영입 전략은 결국 '병수볼'의 조각 맞추기로 이어진다. 가장 두드러진 전력 보강은 수비진에서 이뤄졌다. 신세계(30)와 채광훈(27) 김영빈(29) 이병욱(24) 그리고 임채민(30)이 강원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10년차 베테랑 수비수인 신세계를 비롯해 각자 맡은 바 위치에서 100%를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란 평이다. 특히 임채민의 경우 영남대 시절 은사였던 김 감독과 재회를 간절히 바랐던 선수인 만큼, 이 둘의 만남이 강원에 일으킬 시너지 효과가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선수들의 이해도를 최대치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병수볼'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선수가 팀에 합류한다는 건 선수 개인에게도, 그리고 김 감독과 팀 전체에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미드필더 박창진(24)을 내주고 트레이드한 골키퍼 이범수(30)까지 가세해 뒷문이 더욱 단단해졌다. 지난 시즌 수비 자원 부족으로 고심했던 강원에는 숨통이 트이는 영입이다. 공격수 포지션에서는 고무열(30)이 합류했다. 2011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데뷔해 2013년 K리그 영플레이어상 수상자로 뚜렷한 인상을 심어줬던 고무열은 2016년 전북으로 이적, 2018~2019년 아산 무궁화를 거친 뒤 지난해 전북으로 복귀했다가 이번에 강원 유니폼을 입게 됐다. 고무열의 이적을 지켜본 관계자들은 "'병수볼'에 어울리는 공격 자원인 만큼 2020년 강원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아직 영입이 끝난 건 아니다. 여기에 김 감독의 스타일을 이해할 수 있는 외국인 공격수를 포함해 몇몇 자리를 더 채워 '조각 맞추기'를 끝낸다면 새 시즌 강원은 무서운 팀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2020.0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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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희, 문선민, 석현준…벤투의 믿음에 가능성으로 답하다

올해 마지막 A매치 평가전을 마친 파울루 벤투(49)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시험대에 올랐던 선수들이 벤투 감독의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기 때문이다.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호주 브리즈번의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평가전에서 4-0 대승을 거뒀다. 전반 9분 남태희(알 두하일)의 선제골로 포문을 연 한국은 전반 24분 황의조(감바 오사카) 후반 24분 문선민(인천 유나이티드) 후반 36분 석현준(스타드 드 랭스)의 릴레이골로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폭격했다. 한국이 A매치에서 4골 이상의 대승을 거둔 것은 2018 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 라오스전에서 5-0 승리를 거둔 뒤 약 4년 만이다.오랜만에 시원한 골 잔치를 봤다는 것 이상으로 그 안에 담긴 의미까지 반가운 경기였다. 득점의 주인공이 모두 다른 데다 그동안 득점이 없어 고민하던 공격수들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으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던 선수가 골을 신고했기 때문이다. 손흥민(토트넘) 같은 에이스에게 견제가 집중되는 상황에서, 더 많은 득점 루트가 생긴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아시안컵은 물론이고 2022 카타르월드컵까지 장기적으로 여러 장의 카드를 고민해야 하는 벤투 감독에게 이날의 4골이 반가웠던 이유다. 득점을 올린 선수들 역시 골맛을 봐야 하는 각자의 이유를 갖고 있었다. 선제골의 주인공인 남태희는 벤투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고, 자신의 A매치 복귀전이었던 코스타리카전에서 골을 기록한 뒤 6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부동의 선발로 매번 기회를 얻은 데 비해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며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거듭되는 비판 속에서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은 남태희는 전반 9분 이용(전북 현대)의 크로스를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 완벽한 선제골을 만들어 내며 벤투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후반 5분 부상으로 쓰러져 들것에 실려 나가는 바람에 그 이상의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점이다.후반에 교체돼 나란히 골을 기록한 문선민과 석현준 역시 누구보다 골이 반가웠던 선수들이다. '깜짝 발탁'으로 월드컵 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온 문선민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독일전에서 소극적인 플레이를 보여 주며 비판의 대상이 됐다. 10월 A매치 평가전을 통해 오랜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석현준도 기대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한 활약이었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자칫하면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벤투 감독은 두 선수에게 기회를 줬고, 그동안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공격수로서 힘든 시간을 보냈던 두 선수는 이날 골로 막혔던 숨통을 틔웠다.이들의 골은 그동안 손흥민과 황의조에게 집중됐던 대표팀의 득점 분포도가 한층 넓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가 많아진다는 것은 상대가 견제해야 할 선수가 많아진다는 뜻이 된다. 당장 아시안컵에서도 손흥민, 황의조에게 견제가 집중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황. 남태희와 문선민, 석현준의 골은 이들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는 중요한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벤투 감독은 이번 원정 출국길에서도 아시안컵에 대비해 여러 선수들을 관찰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바 있다. 우즈베키스탄전이 끝난 뒤 "선수가 바뀌어도 같은 모습을 펼치는 게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모습이다. 아직 발전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우리 대표팀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 있다"며 만족스러운 기색을 보인 벤투 감독은 "끝까지 선수들의 플레이를 관찰한 뒤 아시안컵 엔트리를 정하겠다"고 덧붙였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8.11.22 06:00
스포츠일반

김학범호 ‘살인 일정’ 피했다...같은 조 UAE, C조로 이동

2018 자카르타ㆍ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설 남자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일정에 숨통이 틔였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AFC 하우스에서 개최한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세 번째 조추첨 결과 앞선 두 번째 조 추첨에서 우리나라가 속한 E조에 들어왔던 아랍에미리트(UAE)가 C조로 이동했다. 한국은 첫 번째 조추첨 결과대로 바레인, 말레이시아,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조별리그를 진행하게 됐다. AFC가 또 한 번 조 추첨을 실시한 건 이라크가 갑작스럽게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라크축구협회는 최근 서아시아에서 열리는 16세 이하 국제대회에 일부 선수의 나이를 속여 출전시키려다 적발돼 국제 망신을 당했다. 이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자 이라크는 아시안게임에도 불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문제는 이라크의 불참 결정으로 나머지 나라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게 됐다는 사실이다. 이라크가 속한 C조에 중국, 동티모르, 시리아 등 세 팀만 남게 되면서 중국이 두 경기만 치르고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5팀이 경쟁하는 우리나라가 네 경기를 치르고 16강에 오르는 것과 비교하면 불공평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AFC는 2차 조추첨 대상국인 UAE와 팔레스타인 중 한 팀을 골라 C조로 보내는 3차 조추첨을 진행했고, 그 결과 E조에 속한 UAE가 C조로 이동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우리 대표팀의 경기 일정도 재조정됐다. 한국은 당초 12일 바레인과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조별리그에서 UAE가 빠짐에 따라 바레인과의 1차전 일정이 15일로 늦춰졌다. 17일에 말레이시아전을 치르고 20일에 키르기스스탄을 상대한다. 일정 조정과 함께 뒤늦게 합류할 유럽파 공격수들이 시차와 팀 전술에 적응할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축구대표팀 유럽파 3인방 중 이승우(헬라스 베로나)가 가장 빠른 6일에 대표팀에 합류하고, 황희찬(10일)과 손흥민(13일)이 뒤를 잇는다. 당초 첫 경기에 뛸 수 있는 유럽파 공격수는 이승우 뿐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황희찬도 첫 경기까지 5일의 시간을 벌게 된 만큼, 선발 출전이 가능해졌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08.03 19:43
축구

[월드컵] 크로아티아-덴마크 한 줄 요약 : 승부는 120분부터, 승부차기는 'GK 놀음'

전후반 90분, 그리고 연장 전후반 30분을 더해 총 120분 동안 펼쳐진 두 팀의 공방전은 120분 이후 펼쳐질 승부차기를 위한 예열 과정이었다.크로아티아는 2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16강 덴마크와 경기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로 비겼다. 그러나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3-2로 덴마크를 꺾으며 8강에 올라 개최국 러시아와 만나게 됐다.◇한 줄 요약 : 승부는 120분부터, 승부차기는 'GK 놀음'전반 1분 만에 덴마크의 마티아스 예르겐센이 크로아티아 골문을 흔들었을 때, 그리고 3분 만에 마리오 만주키치가 동점골로 화답했을 때 이들의 경기가 이토록 길어질 것이라 생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더구나 최종 스코어가 1-1로 끝날 줄은 더더욱 예상하기 어려웠을 것이다.그러나 킥오프 이후 4분 동안 뜨거웠던 양팀의 득점포는 이후 116분 동안 침묵했다. 이반 라키티치, 루카 모드리치, 그리고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 중인 내로라하는 공격수들이 서로의 골문을 노렸지만 골은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1-1 균형 속에서 소강상태로 흐르던 두 팀의 경기는 결국 연장 후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도 변화 없이 그대로 끝났다. 연장 후반 막판 크로아티아가 페널티킥을 얻어 경기를 끝낼 기회를 얻었지만, 모드리치의 슈팅이 카스퍼 슈마이켈 골키퍼에게 가로막히면서 기어코 승부차기까지 가게 됐다.하지만 이날 승부의 진면목은 바로 이 승부차기였다. 양 팀 키커인 슈마이켈과 다니엘 수보시치는 선방쇼를 펼치며 양 팀 키커들의 숨통을 조였다. 덴마크의 선축으로 시작된 승부차기에서 양 팀 첫 번째 키커들이 나란히 골키퍼 선방에 가로막혔고, 네 번째 키커들도 연달아 실패하며 두 팀의 승부차기 스코어는 2-2인 채 다섯 번째 키커들을 맞았다.그리고 승부는 바로 이 다섯 번째 키커와 대결에서 갈렸다. 니콜라 외르겐센의 슈팅이 수바시치에게 가로막힌 반면, 라키티치의 슈팅은 덴마크의 골망을 흔들면서 결국 크로아티아가 8강에 오르게 됐다. 수바시치 골키퍼는 5번의 승부차기 중에서 3번의 슈팅을 막아내 2006 독일 월드컵 아르헨티나와 승부차기 때 히카르두 페레이라가 세운 단일 경기 승부차기 최다 세이브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8.07.02 06:05
축구

[인터뷰] 권순형, 그가 '장전'하면 총알같은 공격진이 춤춘다

제주 유나이티드는 2017년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리그)를 강타한 팀이다. 7년 만에 정규리그 깜짝 준우승을 차지한 제주는 K리그 팀으로는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라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다. 만년 중·하위권 팀인 제주를 강팀 반열에 올린 필살기는 역습 공격이었다. 미드필드진이 패스를 뿌리면 발 빠른 공격수들이 총알같이 적진으로 침투해 상대 수비의 숨통을 끊었다. 중앙 미드필더 권순형(31)은 총알을 장전하는 역할이다. 그가 볼을 빠르게 돌리면 공격진은 몰아치고, 여유롭게 발을 놀리면 숨을 고른다. 그가 쉬면 날카로운 총알을 갖고도 총구 밖으로 쏘지 못하는 셈이다. "내 킥과 패스가 득점 찬스로 연결된다는 생각으로 뛴다. 좋은 패스를 하면 마치 골을 넣은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 6일 서울 둔촌동 한 커피숍에서 '중원사령관' 권순형을 만났다. 권순형은 제주의 '패스 마스터(Pass Master)'다. 리그 32경기에 출전한 그는 패스 성공률이 85%로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권순형의 패스 실력을 따라올 자가 많지 않다. 그는 필드 플레이어(30경기 이상 출전 기준) 중 7위에 올랐다. 1위 무랄랴(포항 스틸러스·88.8%)와 3.8% 차이고, 2위 오스마르(FC 서울·85.5%)와는 불과 0.5% 격차다.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는 권순형은 수비진에서 넘어온 공을 공격형 미드필더인 윤빛가람·이창민에게 패스를 이어 줘 공격 전개에 기여한다. 중원 싸움이 치열해 전방으로 공 배급이 어려운 상황에선 최전방 공격수인 마그노 진성욱 멘디 등에게 결정적인 패스 한 방을 찔러 주기도 한다. 제주 조성환 감독은 "워낙 패스 센스가 좋아서 (권)순형이가 공을 잡는 순간만큼은 벤치도 마음을 놓는다"고 칭찬했다. 이창민은 "순형이 형의 패스는 마치 대문 바로 앞까지 배달되는 택배 같다"고 말했다. 권순형의 '킥'은 지난 20년간 흘린 땀방울의 결정체다. 서울 잠원초 4학년 때 처음 축구화를 신은 그는 작은 체구에 무난한 실력을 가진 선수였다. 그런데 당시 최고 명문 동북중에 진학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또래보다 키가 5~6cm 작은 탓에 난다 긴다 하는 동급생과 공 경합에서 번번이 밀렸다. 왜소한 데다 특별한 장기도 없는 권순형은 코칭스태프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다. 권순형이 킥으로 승부를 보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때다. "어떻게 하면 덩치 큰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하다 떠오른 게 패스였다. 상대와 부딪치기 전에 패스하면 힘이 좋은 상대라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빠른 사람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게 공의 속도다." 권순형은 중학교에 입학한 뒤에 2년간 운동장에서 살았다. 모든 것은 패스를 잘하기 위한 연습이었다. 그는 100m 거리에 공을 놓고 맞히는 연습을 하는가 하면 골대를 조준해 슈팅하는 방식 등으로 킥의 세밀함을 키웠다. 시간이 흐르면서 오른발 끝은 예민해졌다. 마음먹은 곳이라면 어디든 공을 보낼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중학교 3학년 권순형은 마침내 간판 미드필더로 올라섰고, 같은 해 팀의 전국 대회 4관왕을 이끌었다. 킥 하나로 고교 무대를 평정한 그는 고려대의 유니폼을 입었다. 대학 3학년 때는 당시 한국 축구계를 뒤흔든 축구 천재이자 1년 선배인 박주영(서울)에게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까지 물려받았다. 권순형은 지금도 공을 더 정확하게 찰 궁리만 한다. "지금은 176cm다. 선수치고는 여전히 작은 편이다. 지금도 팀 훈련 뒤에 롱패스 10개를 추가로 찬다. 비록 10개지만 100일 동안 하면 1000개가 된다." 권순형은 씩 웃어 보였다. 권순형의 꿈은 '한국의 제라드'가 되는 것이다. 중앙 미드필더로 환상적인 킥 능력을 가진 스티븐 제라드(은퇴)는 1998년부터 2015년까지 18년간 리버풀에서 뛰며 710경기에 출전했다. '리버풀의 심장' '중원사령관' 등으로 불리는 그는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다. 권순형이 제라드를 꿈꾸는 이유다."패스를 잘하려면 열심히 하면 되겠죠. 하지만 팬심(心)은 다릅니다. 저는 열정을 갖고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겠습니다. 내년엔 '패스 마스터'는 물론 '팬심 마스터'까지 될 겁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7.12.07 06:00
축구

[인터뷰]'마에스트로' 권순형 "제주의 물줄기가 될래요"

제주 유나이티드와 감바 오사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최종 6차전이 열린 지난 9일 제주월드컵경기장.제주 선수들은 한 남자의 발끝만 바라봤다. 그에게 볼이 전달되자 제주 선수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때부터가 경기의 백미다. 그가 전방에 볼을 배급하는 방식에 따라 흐름은 요동쳤댜. 그가 볼을 바쁘게 돌리면 제주 공격진은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패스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제주 공격은 성난 파도처럼 몰아쳤다. 그러다 그가 속도를 늦추기라도 하면 제주의 공격은 언제그랬냐는 듯 잠잠해졌다.그는 마치 발끝으로 축구의 리듬을 지휘하는 것 같았다. 제주의 '마에스트로(maestro·지휘자)' 권순형(32)이다. 미드필더 권순형은 올 시즌 K리그를 넘어 아시아로 향하는 '제주발 태풍'의 중심이다. 감바 오사카전(2-0승) 승리로 H조 2위에 오른 제주는 창단 후 첫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했다. 제주는 K리그 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오르며 'K리그의 자존심'으로 떠올랐다. 함께 출전한 FC 서울·수원 삼성·울산 현대는 조별리그 탈락했다.정규리그도 '제주 세상'이다. 제주는 현재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017 선두를 질주 중이다. 조성환(47) 감독은 "순형이는 제주의 숨통을 틔워 주는 소중한 선수"라며 "워낙 패스 센스가 좋아서 순형이가 볼을 잡는 순간 만큼은 벤치도 마음을 놓는다"고 칭찬했다. 권순형의 킥은 노력의 산물이다. 잠원초 4학년 때 처음 축구화를 신은 그는 왜소한 체격에 무난한 실력을 지닌 선수였다. 하지만 '전통의 명문' 동북중에 진학하면서 상황은 더 나빠졌다. 난다 긴다 하는 동급생들 사이에서 평범한 권순형은 입지가 더 좁아졌기 때문이다.권순형은 "또래에 비해 키가 5~6cm 작은 데다 몸통도 얇은 편이라서 체격이 더 작아보였다. 고민 끝에 패스와 슈팅 능력을 키우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반대쪽 골문 근처에 놓인 공을 맞히는 연습을 하는가 하면 숙소 건물 벽의 한 지점을 조준하는 방식 등으로 킥의 세밀함을 키웠다. 매일같이 반복한 연습 덕에 그는 팀의 에이스로 올라서며 중3 때 전국대회 4관왕을 이끌었다. 동북고를 거쳐 고려대 입학을 앞둔 시점에는 어느덧 전국적으로 유명한 선수가 돼 있었다. 권순형은 "현재 176cm인데 여전히 선수치고는 큰 편이 아니다. 지금도 쉬지 않고 킥을 연마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금도 팀 훈련 뒤 롱패스 10개를 추가로 찬다. 그는 "비록 하루 10개지만 100번 하면 1000개가 된다"며 웃었다. 권순형의 또 다른 무기는 스피드다. 그는 "축구 경기는 전쟁터와 같다. 판단이 1초라도 늦으면 적군에게 잡힌다"고 했다. 아무리 패스 능력이 좋아도 내줄 곳을 찾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다. 그의 해결책은 동료와 '소통'이었다. 그는 동료 공격수들을 일일이 찾아가 '어떻게 패스를 받는 게 편한가'를 물었다. 선수들의 특성을 완벽히 파악해 움직임을 보지 않고도 패스를 찔러주는 '약속된 플레이'를 준비한 것이다.권순형은 "안현범과 황일수처럼 스피드가 좋은 선수는 빈 공간으로 보내는 공을 선호한다. 반면 마르셀로나 멘디처럼 볼 컨트롤에 자신감을 가진 선수들은 정확히 발밑으로 달라고 주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선수가 어디로 뛸 지 미리 알고 있다면 아무리 순간 판단력이 좋은 상대를 만나도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바 오사카전은 꾸준히 준비해 온 '맞춤식 패스'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였다. 후반 21분 하프라인 후방 오른쪽에서 볼을 받은 권순형은 전방 왼쪽 끝 텅빈 공간을 파고드는 황일수(30)에게 '로켓 패스'를 성공시키며 도움을 기록했다. 상대 수비수 셋은 그저 허공만 바라봤다.그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 제주가 이길 수 있도록 패스가 끊기지 않고 동료들에게 이어지도록 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서귀포=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7.05.12 06:00
축구

김도훈, '늑대' 버리고 '호랑이의 공격축구' 꺼내들었다

'호랑이처럼 공격적이고 날렵한 축구를 지향하고 있다.'김도훈(47) 울산 현대 감독이 밝힌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 승리의 '열쇳말'은 이랬다.울산은 7일 오후 7시30분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홍콩 키치SC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PO를 치른다. 울산이 이번 '단판승부'에서 키치를 꺾을 경우 가시마 앤틀러스(일본), 무앙통 유나이티드(태국), 상하이 선화(중국)-브리즈번 로어(호주)전 승자와 함께 E조에 편성된다. 시작은 PO였지만 반드시 승리해 우승컵을 거머쥐겠다는 것이 울산 구단의 굳은 각오다.PO에 하루 앞선 6일. 울산은 공개훈련과 함께 공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해 11월 울산의 제10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PO로 공식 데뷔전을 치르게 된 김 감독은 아직까지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울산의 새로운 축구 윤곽을 넌지시 드러냈다.이른바 '늑대축구'로 대변되던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완전히 뜯어 고쳤다. 김 감독은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시절 여러 선수가 한꺼번에 상대 '키맨'을 물고 늘어지는 축구로 재미를 봤다. 기량이 출중한 선수는 없고 젊고 패기 넘치는 자원만 풍부했던 인천에 딱 맞는 전술이었다.그러나 울산에서는 '늑대'를 버리고 구단의 상징인 '호랑이'처럼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할 예정이다.김 감독은 "이기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하다. 공격수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호랑이가 앞발로 공격하듯 모든 공격수의 역량이 다 나왔을 때 호랑이축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수비는 김성환(31)을 중심으로 축을 세우되 공격수와 수비수 사이의 간격을 최대한 좁혀 상대의 숨통을 죄인다는 계획이다. 물론 걱정이 없지 않다. 울산은 전북 현대가 ACL 출전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급하게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타구단과 비교해 준비할 시간이 짧았고 신임 사령탑인 김 감독의 축구 철학도 충분히 녹이지 못했다. 선수단 구성부터 체력 보완까지 뭐 하나 완성된 부분이 없다. 김 감독 역시 "아직 완벽하진 않다. 전지훈련도 2주로 단축됐다"며 시간 부족을 인정했다.그러나 믿음과 확신으로 위기를 돌파하려고 한다. 김 감독은 "부족한 점은 있지만 확신을 갖고 준비했다. 나름대로 타 팀보다 빨리 선수단을 소집하는 등 빠르게 대처했다고 본다. 울산 선수들의 능력이 뛰어나다. 이기기 위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긴 겨울을 통과하면서 부상 선수가 없고 선수단의 컨디션도 좋은 편인 것 역시 긍정적이다. 키치는 울산과 비교해 상대적 약체로 평가된다. 하지만 단판승부에서 전력 차이는 큰 의미가 없다는 걸 제일 잘 아는 사람도 김 감독이다. 그는 "객관적 전력은 필요 없다. 우리가 경기에 나서서 능력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영상을 통해 상대를 분석했다. 상대가 내려서면 한 번에 가는 것보다 우리 선수들이 가진 개인 기술로 돌파를 지속적으로 시도하겠다"고 밝혔다.울산은 2012년 ACL 정상에 선 팀이다. 김 감독은 "울산은 우승까지 넘볼 성적을 내야 하는 무게를 가진 팀이다. 앞으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잡고 세게 부딪쳐보겠다"고 다짐했다.서지영 기자 2017.02.07 06:00
축구

탁월한 교체 카드, 또 한번의 마법 꿈꾸는 ‘봉길 매직’

인천 유나이티드의 ‘봉길 매직’이 올 시즌에도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인천은 지난 9일 열린 상주 상무와 K리그 클래식 시즌 첫 경기에서 2-2로 비겨 원정에서 승점 1점을 챙겼다. '봉길 매직'으로 불리는 김봉길(48) 인천 감독의 교체 카드가 그대로 적중했다. 남준재가 후반 20분에 주앙파울로와 교체 투입된 지 10분 만에 선제골을 넣어 분위기를 이끌었다. 인천이 1-2로 뒤진 후반 39분 니콜리치와 교체돼 출전한 이효균(26)이 후반 42분에 동점골을 넣었다. 상주와 일진일퇴 공방전에서 김 감독의 절묘한 교체 카드가 잇따라 빛을 발했다.인천은 지난 시즌에도 후반에 교체 투입된 선수들마다 공격포인트를 올려 꾸준하게 승점을 쌓았다. 초반 10경기 중에 3경기나 교체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이는 당시 K리그 클래식 14개 구단 중에 가장 높은 수치였다. 시즌 초반부터 승점 관리를 잘 했던 인천은 시·도민 구단 중에 유일하게 상위 리그에 살아남았다. 김 감독은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이 제몫을 해줄 때 기분은 좋다”면서도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준 것뿐이다. 내가 한 건 없다”며 웃었다.인천은 김남일, 한교원 등을 전북 현대로 내주면서 올 시즌 전체적인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축 공격수 설기현이 무릎 부상으로 재활중인 데다 주앙파울로, 니콜리치, 이보 등 외국인 공격수들이 팀 적응에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2012 시즌부터 인천에서 뛴 남준재, 이효균의 활약에 숨통이 틔었다. 김 감독은 “후반에 승부가 날 것으로 보고 둘을 전략적으로 투입했다. 항상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선수들을 넣었는데 적중했다”면서 “두 선수의 골로 기존 외국인 공격수들과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 우리 팀 공격 전력에 상승 효과를 가져다줄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4.03.1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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